뉴욕 부자들, 탈출?

요즘 미국 뉴스를 보다 보면 마음이 복잡해지는 기사들이 눈에 띕니다. 뉴욕과 캘리포니아,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두 도시에서 동시에 “부자들이 떠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정말 짐을 싸서 나가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아직은 경고음 수준일까요. 오늘은 이 흐름을 차분히 짚어보려고 합니다.

뉴욕에서 무슨 일이

뉴욕시는 올해 새로운 시장을 맞았습니다. 스스로를 ‘민주사회주의자’라 칭하는 조란 맘다니 시장인데요. 취임 이후 연간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에게 소득세를 2%포인트 올리고, 법인세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실거주하지 않는 500만 달러 이상의 고가 ‘세컨드 하우스’에 추가 과세를 매기는 방안도 함께 제안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뉴욕시가 연간 120억 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예상하고 있고, 이 재원을 무상 버스나 보육 지원 같은 복지 정책에 쓰겠다는 게 시장의 공약이었으니까요.

문제는 이 증세안이 실제로 시행되려면 뉴욕주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소득세 인상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집니다. 즉 아직은 ‘추진안’이지 ‘확정된 세금’은 아니라는 점,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월가의 반응, 그리고 시타델 사례

이 증세 논쟁에서 가장 화제가 된 건 헤지펀드 시타델의 반응이었습니다. 맘다니 시장이 시타델 창업자 켄 그리핀의 고가 주택 매입 사례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증세 필요성을 주장하자, 시타델 최고운영책임자가 직원들에게 강한 불만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이 이메일에는 시타델이 맨해튼에 추진 중인 대규모 사옥 건설 프로젝트, 약 6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뉘앙스도 담겨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헤지펀드 거물 투자자로 알려진 대니얼 로브 역시 소셜미디어에서 호컬 주지사를 겨냥해 날선 조롱을 남기기도 했죠. 뉴욕의 세금이 계속 오르면 결국 세금이 낮은 플로리다로 부자들이 옮겨갈 거라는 취지였습니다.

다만 흥미로운 지점은, 정작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은 ‘탈출’보다는 ‘관계 관리’ 쪽에 가까운 행보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맘다니 시장과 직접 회동하며 뉴욕시 경쟁력 강화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보도됐거든요. JP모건 제이미 다이먼, 뱅크오브아메리카 브라이언 모이니핸 CEO 등도 비슷하게 시장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즉 월가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짐을 싸는 그림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캘리포니아도 같은 맥락

비슷한 시기 캘리포니아에서도 ‘억만장자세’ 도입을 위한 주민투표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자산 10억 달러 이상 보유자에게 5%의 세금을 매기자는 내용인데, 서명 요건을 훌쩍 넘는 지지를 확보했다고 전해집니다. 이 흐름 속에서 피터 틸, 래리 엘리슨, 트래비스 캘러닉 같은 인사들이 이주나 자산 이전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는 주 소득세 최고세율이 13.3%, 법인세가 8.8%에 달하는 반면, 플로리다와 텍사스는 주 소득세가 아예 없습니다. 세율 격차만 놓고 보면 자산가 입장에서 거주지를 옮기는 게 합리적인 절세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래서, 탈출이 맞을까

지금까지 나온 사실들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뉴욕도 캘리포니아도 아직은 ‘증세 확정’이 아니라 ‘증세 추진과 그에 대한 반발’ 단계에 있습니다. 실제 이주는 검토 수준이거나 일부 사례에 그치고, 대형 금융사들은 오히려 정치권과 관계를 관리하는 쪽을 택하고 있는 모습도 함께 보입니다.

다만 방향성 자체는 눈여겨볼 만합니다.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대도시들이 고소득층·대기업 증세 카드를 꺼내들고, 그 반작용으로 무세금 주로의 자본 이동 가능성이 계속 거론된다는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에 자산을 두고 계시거나 미국 주식·부동산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런 정책 리스크가 특정 지역·특정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정도는 흐름을 따라가 두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이나 지역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며, 보도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정리입니다. 투자 판단은 본인의 책임 하에 신중하게 이뤄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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