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경향신문 등에 따르면 정부는 14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집주인이 아닌 공적 기구가 직접 받아 관리·운용하는 ‘안심신탁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세 시장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정책이라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집주인은 전세금을 목돈으로 받지 못하고, 대신 그 돈을 굴려서 나오는 수익을 매달 받는 구조입니다.
어떻게 바뀌는 건가?
디지털데일리 등에 따르면 구조는 이렇습니다.
- 지금: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전세금 3억 원을 준다 → 집주인이 그 돈을 자유롭게 쓴다 (다른 집 구입, 투자, 대출 상환 등)
- 바뀌면: 세입자가 전세금 3억 원을 전월세안정화기구에 맡긴다 → 기구가 그 돈을 운용한다 → 집주인은 매달 일정한 수익을 받는다
정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안에 ‘전월세안정화기구’를 신설해 이 사업을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왜 하려는 건가 — 전세사기 원천 차단
취지는 명확해 보입니다. 전세사기와 보증금 미반환 사고를 구조적으로 막겠다는 것입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전세금이 공적 기구에 있으면, 보증사고가 나도 별도의 대위변제 절차 없이 임차인에게 즉시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다고 합니다.
더 중요한 건, 집주인이 파산하거나 집이 경매에 넘어가도 보증금이 다른 채권자의 추심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전세금이 집주인 자산과 분리되기 때문입니다. 2022년 전후 대규모 전세사기 사태를 겪은 뒤, 국토연구원 연구진이 제안했던 방안이 출발점이라고 전해집니다.
결정적으로 달라진 것 — 대상이 확 넓어졌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적용 대상입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2월부터 이 제도를 추진해왔지만, 대상이 등록임대사업자 중 전세가율 90%가 넘는 경우 등으로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고, 시행이 연기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등록임대사업자와 특정 사례에만 적용해서는 실효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해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는 취지로 밝혔다고 합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이번 하반기 전략에서는 대상을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 등 일반 민간 임대인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수정됐습니다. 정부는 올해 안에 추진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런데 왜 논란인가 — 임대인이 참여할까?
여기서 반론이 나옵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전세보증금은 사실상 ‘무이자 차입’에 가깝습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헤럴드경제를 통해, 전세보증금이 집주인이 부족한 주택 구입 자금을 세입자에게 빌리는 구조인 경우가 많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즉 많은 집주인들이 그 목돈을 굴려서 수익을 내거나 대출을 갚아왔는데, 그 길이 막힌다는 뜻입니다. 대신 받는 게 매달 나오는 운용 수익인데, 그게 기존에 얻던 이익보다 적다면 굳이 전세를 놓을 이유가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그래서 나오는 우려가 ‘전세의 월세화 가속’입니다. 경향신문·헤럴드경제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임대인들이 전세를 기피하고 월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지적합니다. 심지어 집주인이 자금 융통 제한에 따른 기회비용을 월세 전환이나 관리비 인상 형태로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세입자를 보호하려던 정책이 오히려 세입자의 주거 부담을 키우는 역설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또 다른 쟁점은 재산권입니다. 앞선 전문가는 임대인에게 100% 선택권을 주지 않을 경우, 사적 재산의 운용권을 정부가 침해한다는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짚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들
중요한 건, 핵심 사항이 아직 미정이라는 점입니다. 디지털데일리에 따르면 가입을 의무화할지, 임대인과 임차인이 선택하게 할지조차 정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헤럴드경제는 다음 세 가지가 시장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봤습니다.
- 임대인이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가 (자율 vs 의무)
- 보증금 예치에 따른 월 수익률은 얼마인가
- 신탁 의무 비율은 몇 퍼센트인가
여기에 데일리안 등 후속 보도에 따르면 적용 대상 범위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아파트에만 적용할지, 빌라·오피스텔·다가구주택까지 포함할지가 관건인데, 전세사기 피해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비아파트 위주로 적용하면 형평성 논란이, 모든 주택으로 확대하면 시장 영향이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합니다.
임대인에게 돌아갈 수익의 재원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부분입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권대중 한성대 석좌교수는 HUG가 신탁받은 전세금 일부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에 활용해 이자 수익을 임대인에게 돌려주는 구조가 가능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같은 기사에서 그는 공적 간섭 자체를 기피해 월세로 전환할 임대인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밝힌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편 업계에서는 지금은 자율 선택제로 시작해도 나중에 의무화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고 전해집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추후 구체적인 안을 발표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것만 나온 게 아니다
참고로 이번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는 부동산 관련 조치들이 함께 담긴 것으로 전해집니다. 시사저널 등에 따르면 부동산감독원 신설(하반기 중 근거법 제정), 고위험 주담대 별도 분류 및 규제 강화, 주담대 위험가중자산(RWA) 하한선 추가 상향, 정책대출 총량 관리 강화 등이 포함됐습니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 2천 가구 착공, 태릉골프장·성남 금토 등 주요 택지 착공 일정 1년 단축, 공공매입임대리츠 신설 등이 발표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까지 감안하면, 대출은 조이고 공급은 늘리고 전세 구조는 바꾸는 방향이 동시에 진행되는 셈입니다.
Q&A
Q1. 안심신탁사업은 언제부터 시행되나요? 정부는 올해 안에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지만, 의무화 여부·수익률·신탁 비율 등 핵심 사항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추진 단계입니다. 세부 설계에 따라 실제 시행 시점과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2. 지금 전세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뭘 준비해야 하나요? 제도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연내 추진이라는 일정은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계약 갱신 시점이나 신규 계약 시점이 이 제도의 시행 시기와 맞물릴 가능성이 있는지 미리 점검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3. 이 제도가 시행되면 전세가 사라지나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일부는 임대인들이 월세로 전환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고 보는 반면, 세부 설계(자율 vs 의무, 수익률 수준)에 따라 영향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 줄 결론
안심신탁사업은 전세사기 방지라는 뚜렷한 취지를 갖고 있지만, 의무화 여부와 수익률 등 핵심 설계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임대인과 세입자 모두 세부 내용이 확정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투자 및 정책 관련 유의사항 본 콘텐츠는 복수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특정 정책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히거나 부동산 거래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안심신탁사업은 세부 설계가 확정되지 않은 추진 단계이며, 실제 시행 내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약·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출처
- 동아일보, 이상환 기자, 「공적기구가 전세보증금 관리 ‘안심신탁사업’ 추진」 (2026.7.15)
- 경향신문, 「[하반기 성장전략] ‘공공이 전세금 관리’ 전세금 신탁 제도 확대 추진키로…전면·강제 도입 시 ‘월세화 가속’ 우려도」 (2026.7.14)
- 헤럴드경제, 김희량 기자, 「’보증금 묶이는데 누가 전세 놓나’ 안심신탁 도입, 전세소멸 앞당기나 [부동산360]」 (2026.7.16)
- 디지털데일리, 김남규 기자, 「’부동산감독원 만들고 보유세 손본다’…전세금은 제3기관이 관리」 (2026.7.14)
- 시사저널, 「하반기 대출 문턱 더 높아진다…’정책 대출도 총량 관리’」 (2026.7.14)
- 한국AI부동산신문, 이진형 기자, 「[하반기 성장전략] ‘전세금 떼일 걱정 제로’ 안심신탁 도입… 부동산 자금줄 죄는 정부」 (2026.7.15)
- 기획재정부,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2026.7.14 발표)
- 경향신문, 「’전세금 신탁제’보다 대상 넓혀 ‘안심신탁사업’ 재추진」 (2026.7.14)
- 데일리안, 「’전세금 공적 관리’ 꺼낸 정부…보증금 지키려다 전세 줄어드나」 (2026.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