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 레이 달리오 투자 명언 5선 | 폭락장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법

낙관론자는 파티에서 빛나고, 비관론자는 그 뒤에도 살아남습니다

투자 격언은 흔합니다. 인스타에도, 카톡 프로필에도 넘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오래 살아남은 투자자들의 말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화려한 수익 이야기가 아니라, 최악을 먼저 그린다는 겁니다.

돈을 잃지 않는 법, 틀렸을 때 버티는 법, 도망갈 굴을 미리 파두는 법. 이들의 명언은 ‘어떻게 크게 벌까’가 아니라 ‘어떻게 안 죽을까’에 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버핏과 달리오, 두 사람의 문장 다섯 개를 골랐습니다. 왜 이들이 수십 년을 살아남았는지, 그 태도가 문장 안에 그대로 들어 있거든요. 하나씩, 예시와 함께 뜯어보겠습니다.

하나. “절대 돈을 잃지 마라. 그리고 이 규칙을 잊지 마라” — 워렌 버핏(워런버핏)

“제1법칙, 절대 돈을 잃지 마라. 제2법칙, 제1법칙을 잊지 마라.” — 워렌 버핏 (1996년 조지아대 강연)

농담 같지만 뼈가 있습니다. 수익률 100%를 내려면 먼저 50% 손실을 복구해야 합니다. 50% 잃으면 원금 회복에만 100%가 필요하죠. 잃는 건 순식간인데, 되돌리는 건 두 배로 힘듭니다.

생활로 옮겨볼까요. 100만 원이 반토막 나 50만 원이 되면, 다시 100만 원이 되려면 50%가 아니라 100%가 올라야 합니다. 이 비대칭을 몸으로 아는 사람은 애초에 크게 잃을 자리에 발을 들이지 않습니다. 버핏이 ‘얼마 벌까’보다 ‘얼마 잃을 수 있나’를 먼저 계산하는 이유입니다.

둘. “탐욕에 물들 때 두려워하고, 공포에 질릴 때 욕심내라” — 워렌 버핏

“남들이 탐욕스러울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내라.” — 워렌 버핏 (1986년 주주 서한)

소름 돋는 건 이 문장이 쓰인 시점입니다. 버핏이 이 말을 1986년 주주 서한에 적은 직후, 1987년 10월 다우가 하루 만에 22.61% 빠진 ‘블랙 먼데이’가 터졌습니다. 모두가 파티에 취해 있을 때 그는 이미 최악을 그리고 있었던 겁니다.

우리 일상도 같습니다. 옆집도, 회사 동료도, 택시 기사님까지 “이건 무조건 오른다”고 말할 때가 사실 가장 위험한 순간입니다. 모두가 욕심낼 때 슬쩍 물러서고, 모두가 도망칠 때 조용히 들여다보는 것. 말은 쉬운데 실천이 지옥이죠. 그래서 이건 지식이 아니라 체질의 문제입니다.

셋. “수정 구슬로 먹고사는 자는 유리 조각을 먹게 된다” — 레이 달리오

“수정 구슬로 먹고사는 자는 유리 조각을 씹게 된다.” — 레이 달리오 『변화하는 세계 질서』

달리오가 열네 살에 배웠다는 시장 격언입니다. 미래를 콕 집어 맞히려 드는 사람은 결국 그 대가로 유리 조각을 씹게 된다는 뜻이죠. 세계 최대 헤지펀드를 세운 사람이, 평생 “나는 미래를 못 맞힌다”를 전제로 삼았다는 게 핵심입니다.

주변에 “이번엔 확실하다”며 한 종목에 전 재산을 넣는 분, 한 명쯤 계시죠. 수정 구슬을 믿는 사람입니다. 달리오의 태도는 정반대입니다. 맞히려 하지 말고, 틀려도 죽지 않을 구조를 짜라는 것. 예측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예측이 빗나가도 살아남을 자리를 먼저 만들어두는 겁니다.

넷. “영리한 토끼는 굴을 세 개 판다” — 레이 달리오

“영리한 토끼는 굴을 세 개 판다.” — 레이 달리오가 인용한 중국 속담

앞 문장과 짝을 이룹니다. 못 맞힌다면 어떻게 하느냐. 도망갈 굴을 여러 개 파두면 됩니다. 하나가 무너져도 갈 곳이 둘 더 있으니까요. 달리오가 자기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로 꼽은 생존 전략입니다.

이게 바로 분산의 진짜 의미입니다. 굴 하나에 모든 걸 걸면, 그 굴이 무너지는 날 끝입니다. 주식, 채권, 금, 현금처럼 성격이 다른 굴을 나눠 파두면 어떤 계절이 와도 최소한 한 굴은 살아 있습니다.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게 아니라, 전멸을 막으려는 설계죠. 제가 늘 강조하는 표현으로 ‘수익보다 생존’ 그 자체입니다.

다섯. “비를 예측하지 말고, 방주를 지어라” — 워렌 버핏

“비가 내릴 것을 예측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방주를 짓는 것이 중요하다.” — 워렌 버핏

다섯 문장의 결론입니다. 앞의 넷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이겁니다. 우리는 다음 위기가 언제 올지 끝내 못 맞힙니다. 대신, 어떤 비가 와도 가라앉지 않을 방주는 지금 지을 수 있습니다.

일기예보에 매달리는 사람은 예보가 틀리는 날 젖습니다. 하지만 튼튼한 지붕을 미리 얹은 사람은 예보가 틀려도 젖지 않습니다. 최악을 먼저 그린다는 건 비관하며 웅크리는 게 아닙니다. 최악에도 견딜 준비를 해두고, 그래서 오히려 담담하게 사는 것. 이 다섯 문장이 가리키는 곳은 결국 하나입니다.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준비한 사람이 살아남는다.

오늘 내 계좌를 한번 열어보세요. 이건 예보에 걸어둔 판돈인가요, 아니면 어떤 비에도 뜰 방주인가요.


※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투자 자문이 아니며, 인용한 명언의 해석은 필자의 관점입니다. 모든 투자의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참고 자료

  • Warren Buffett, 「1986 Berkshire Hathaway Shareholder Letter」
  • The Motley Fool, 「1 Piece of Warren Buffett’s Advice Most People Can’t Follow」
  • Ray Dalio, 『Principles for Dealing with the Changing World Order』(2021)
  • Fortune, 「Ray Dalio’s decision-making rules to remember」, 202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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