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변동성이 클까?

지난 글에서 레버리지 ETF가 왜 구조적으로 위험한지 계산으로 살펴봤었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어요. 미국에도 레버리지 ETF는 얼마든지 있는데, 왜 유독 한국 증시에서 레버리지 ETF발 변동성 얘기가 유독 자주 나올까요? 똑같은 상품 구조인데 말이에요. 이유를 알고 보면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바로 ‘물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욕조에서 헤엄치기 vs 바다에서 헤엄치기

이렇게 비유해볼게요. 미국 주식시장은 전 세계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40%대 중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한국 증시는 전 세계에서 2% 안팎에 불과하다고 전해집니다. 미국이 바다라면, 한국은 동네 목욕탕 욕조쯤 되는 셈이에요.

바다에서는 누가 좀 크게 첨벙거려도 파도가 잘 안 느껴지죠. 물이 워낙 많으니까요. 그런데 욕조에서 똑같이 첨벙거리면 물이 사방으로 튀고 난리가 납니다.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매일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한 매매)도 똑같은 원리예요. 같은 금액의 주문이라도, 시장이 작으면 가격에 미치는 충격이 훨씬 커집니다.

실제로 국내 최대 규모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거래대금은 기초자산 거래대금의 20%가 넘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미국의 대표적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이 비율이 5% 안팎에 그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같은 ‘욕조 첨벙거림’이라도 한국 쪽이 네 배 가까이 세게 튀는 셈입니다.

여기에 종목 쏠림까지 겹칩니다

시장 크기 문제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두 번째 이유가 더 있어요. 바로 ‘지수 안에서 몇몇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입니다.

미국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축에 속하는 엔비디아조차, S&P500 지수 내 비중은 8%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종목 하나가 아무리 커도 지수 전체에서 차지하는 자리는 제한적이라는 뜻이에요.

그런데 한국은 사정이 다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 두 종목이 코스피2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합치면 훨씬 큰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두 종목의 레버리지 ETF에서 리밸런싱 물량이 쏟아지면, 두 종목 주가가 흔들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수 전체가 함께 출렁이는 ‘왝더독(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레버리지 ETF만의 잘못은 아닙니다

다만 이 부분은 균형 있게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일부 리서치에서는 최근 변동성 확대를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리밸런싱 거래는 주로 장 마감 직전 동시호가 시간대(15시 20분~30분)에 집중되는데, 실제 변동성 확대는 장중 전반에 걸쳐, 오히려 오전에 더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즉 반도체 업황 자체의 변동성 같은 근본적인 요인이 먼저 있고,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은 그 흐름을 증폭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보는 게 더 정확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국 vs 미국, 무엇이 다른가

Q&A

Q1. 그럼 한국에서는 레버리지 ETF를 아예 피해야 하나요? 꼭 그렇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시장 구조상 같은 상품이라도 한국에서는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투자 비중과 기간을 더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안전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Q2. 정부가 레버리지 배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들었는데, 효과가 있을까요? 배율을 2배에서 1.5배로 낮추면 상품 자체의 가격 변동성과 리밸런싱 규모가 줄어드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종목 쏠림이나 단기 매매 비중 같은 다른 요인들도 함께 작용하기 때문에, 배율 조정만으로 변동성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Q3. 미국 레버리지 ETF에 직접 투자하면 이런 문제를 피할 수 있나요? 시장 자체가 크고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리밸런싱으로 인한 충격은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레버리지 상품 자체의 구조적 위험(변동성 확대에 따른 손실 확대, 회복의 어려움)은 시장과 무관하게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은 유의하셔야 합니다.

한 줄 결론

한국의 레버리지 ETF가 유독 변동성이 커 보이는 건 상품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 규모와 몇몇 종목에 쏠린 지수 구조가 겹치면서 나타나는 현상에 가까워 보입니다.


관련 글

투자 유의사항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이나 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시장 규모, 거래대금 비중 등 인용된 수치는 특정 시점 기준 자료이며 계속 변동될 수 있습니다. 투자에 대한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출처

  • KB증권 리서치, 「레버리지 ETF, 정말 변동성 키웠나…근본 원인은 반도체 업황」
  • 관련 보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대금 韓 20%이상…변동성 확대 원인?」
  • 관련 보도, 「단일 레버리지 ‘1.5배 축소’ 검토」
  • 한국거래소, 레버리지·인버스 ETP 시장 통계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