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이란 무엇인가?

“비트코인은 하루에도 몇 %씩 오르내린다는데, 테더나 USDC 같은 건 왜 늘 1달러 그대로예요?”

가상자산 관련 글을 쓰다 보면 이 질문을 정말 자주 받습니다. 사실 이 질문 안에 스테이블코인의 존재 이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변동성이 심한 시장일수록, 오히려 “안 움직이는 무언가”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법이니까요. 오늘은 이 스테이블코인이 어떻게 가격을 고정시키고, 그 방식에 따라 왜 어떤 건 안전하고 어떤 건 한순간에 무너지기도 하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왜 필요할까?

주식시장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주식 투자자들도 장이 불안할 때는 주식을 팔아 현금(원화·달러)으로 잠시 옮겨둡니다. 그런데 가상자산 시장에는 이 ‘현금 대기 자금’을 둘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비트코인을 팔면 결국 은행 계좌로 다시 나가야 하는데, 이 과정이 느리고 번거롭거든요.

스테이블코인은 이 빈틈을 메우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되는 토큰이면서도, 가격은 달러 같은 법정화폐에 고정되도록 설계된 자산입니다. 덕분에 투자자는 거래소를 벗어나지 않고도 “지금은 현금처럼 보관”하고, 필요할 때 다시 다른 코인으로 바로 옮겨탈 수 있게 됐습니다. 실제로 지금 가상자산 거래의 상당 부분이 이 스테이블코인을 매개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달러에 고정되는 세 가지 방식

‘가격이 고정된다’고 다 같은 방식은 아닙니다.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법정화폐 담보형은 가장 단순한 구조입니다. 발행사가 실제 달러를 은행에 예치해두고, 그 금액만큼만 토큰을 발행합니다. 테더(USDT)나 USDC가 대표적입니다. “토큰 1개 = 은행에 진짜 예치된 1달러”라는 1:1 대응이 핵심이라, 준비금이 실제로 얼마나 투명하게 보관되고 있는지가 신뢰의 관건이 됩니다.

암호자산 담보형은 달러 대신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다른 가상자산을 담보로 잡습니다. 다만 담보로 잡힌 자산 자체의 가격이 출렁이기 때문에, 가격 하락에 대비해 담보를 실제 발행량보다 훨씬 더 많이(예: 150% 이상) 예치해두는 방식을 씁니다.

알고리즘형은 아예 실물 담보 없이, 코드로 설계된 수요·공급 조절 메커니즘만으로 가격을 유지하려는 방식입니다. 담보 자산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가장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동시에 가장 취약한 구조이기도 했습니다.

담보 없이 버티려다 무너진 사건

‘알고리즘형’이 왜 위험한지 보여주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2022년 5월, 한국인 개발자 권도형이 만든 테라USD(UST)가 이 방식이었습니다. 달러 예치금 없이, 자매 코인인 루나(LUNA)와의 알고리즘적 교환 관계만으로 1달러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구조였죠.

문제는 이 균형이 시장의 신뢰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점이었습니다. UST에 대한 대규모 매도가 시작되자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미끄러졌고(‘디페깅’), 이를 방어하려고 루나가 무제한으로 추가 발행되면서 오히려 루나 가격까지 함께 폭락했습니다. 불과 일주일 만에 두 코인을 합쳐 시가총액 수십조 원이 증발했고, 이 여파로 파산한 가상자산 헤지펀드까지 나올 정도로 시장 전체에 충격을 준 사건으로 기록됐습니다. 권도형은 이후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사건 이후 “스테이블코인이라고 다 같은 안전성을 갖는 게 아니다”라는 인식이 시장에 뚜렷하게 자리 잡았고, 이는 각국이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금 규제는 어디까지 왔을까

미국은 2025년 7월 18일,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최초의 연방 차원 규제법인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제정했습니다. 발행사에게 준비자산을 안전자산(주로 달러 현금과 국채)으로만 구성하도록 의무화하고, 정기적인 준비금 공시를 요구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시행은 법 제정 후 18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7년 초쯤으로 예정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국내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에 편입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2026년 상반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하반기 재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으로 제한하자는 입장을 취해온 것으로 전해지며, 최근 논의는 은행이 지분 과반을 보유한 컨소시엄에 우선 발행을 허용하는 절충안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이는 아직 확정된 법이 아니라 조율 중인 사안인 만큼, 세부 내용은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방식별로 비교해보면

Q&A로 정리해보기

Q1.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예금처럼 안전한가요?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예금자보호법 같은 법적 보호 장치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앞서 본 테라-루나 사례처럼 발행 구조에 따라 가치가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법정화폐 담보형이라 하더라도 발행사가 준비금을 실제로 얼마나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는지는 투자자가 직접 확인해야 할 부분으로 남아 있습니다.

Q2.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생기면 지금 쓰는 원화랑 뭐가 다른가요?

가치 자체는 원화 1원과 동일하게 설계되지만, 존재하는 공간이 다릅니다. 지금의 원화는 은행 시스템 안에서만 이동하지만,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위에서 국경이나 은행 영업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로 꼽힙니다. 다만 발행 주체와 규제 방식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단계라, 실제 도입되면 세부 사용 방식은 지금 예상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 줄로 정리하면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시장의 ‘현금’ 역할을 하도록 설계된 자산이지만, 그 안정성은 담보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다르며, 테라-루나 사태는 그 차이가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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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사항

본 게시글은 스테이블코인의 개념과 담보 방식, 관련 규제 현황을 설명하기 위한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코인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명칭과 달리 가치가 항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보장되지 않으며, 발행 구조에 따라 원금 손실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언급된 법률 및 제도 추진 현황은 작성 시점 기준이며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투자나 활용 판단 전 최신 공시자료를 직접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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